고려뀡을 찾아주세요

1년 6개월간 애지중지 길러 온 애완꿩이 가출(家出)하자, 주인이 현상금 100만원을 걸고 전단지 2000장을 뿌린 끝에 꿩을 찾아 화제다.

김하엽(33)씨는 2012년 6월 지인에게서 생일 선물로 꿩 ‘꾸꾸’를 분양받았다. 

꾸꾸는 집 안을 어지럽히거나 시끄럽게 우는 법이 없어 김씨는 자신의 머리맡에서만 잠드는 꾸꾸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키웠다고 한다. 

꿩 2마리와 메추리 1마리를 새로 들인 뒤로 김씨는 심지어 장거리 여행조차 가지 않았다. 

얌전하던 꾸꾸가 ‘가출’한 건 올해 1월 1일. 휴일 오후 김씨가 청소걸레질을 하던 중 소리에 놀란 꾸꾸가 열린 창밖으로 탈출한 것이다. 주변을 찾아 헤맸지만 ‘꾸꾸’를 찾지 못한 김씨는 다음날, 현상금 100만원을 준다는 전단지를 뿌리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조퇴한 김씨는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전단지 2000장을 서울 구로구 일대에 뿌렸다. 김 씨는 충혈된 눈으로 구로구 일대를 헤매며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

심지어 김씨는 ‘새 박사’로 유명한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를 만나 “꿩의 습성상 꾸꾸가 있을 만한 곳이 어디냐”고 묻기도 했다. 

꾸꾸를 찾은 것은 가출한 지 3일이 지난 4일. 꾸꾸는 김씨의 집에서 불과 600m 정도 떨어진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전단을 눈여겨본 40대 남성이 꾸꾸를 발견해 김씨에게 제보한 덕분이었다. 발견 당시 꾸꾸는 다리가 부러지고 몸무게가 1.2kg에서 1kg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김씨는 꾸꾸를 되찾은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결심했다고 한다.